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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가해자, 변호사 5명 내세워 ‘선고유예’ 시도… 피해자 합의 없이 가능할까?

스토킹 가해자, 변호사 5명 내세워 ‘선고유예’ 시도… 피해자 합의 없이 가능할까?

‘엄벌 탄원’ 맞선 가해자 측 물량공세, 재판부 판단의 향방은?


“가해자는 5명 넘는 변호사를 선임해 ‘선고유예’를 노린다는데, 저는 합의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스토킹 범죄로 법원에서 400만 원의 구약식 처분(검찰이 정식재판 대신 서면 심리로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을 받은 가해자. 하지만 그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5명이 넘는 변호인단을 꾸려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가해자의 목표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선고유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엄벌을 재차 탄원하며, 끝나지 않은 고통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합의 없는데… ‘선고유예’ 가능할까?


가장 큰 쟁점은 피해자가 합의를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에서 법원이 선고유예를 내릴 수 있는지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피고인이 깊이 뉘우칠 때 형의 선고를 미뤄주고, 그 기간 동안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변호사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중 변호사(리라법률사무소)는 “합의 없이 선고유예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하얀 변호사(법률사무소 승신) 역시 “피해자의 합의 여부가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스토킹 범죄처럼 반사회성이 강한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강한 처벌 의사가 양형에 중요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5명 선임, ‘물량 공세’에 재판 뒤집힐까


피해자 입장에선 5명이 넘는 상대 변호인단이 거대한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홍경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선)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이름이 모두 기재된 것일 뿐, 실제 사건은 대부분 한 명의 변호사가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변호사(법무법인 영민)도 “실제로 다수의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해서 결과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가해자 측의 ‘방어권 강화’ 목적일 뿐, 재판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가해자 처벌 원한다면… 피해자가 해야 할 ‘최선의 행동’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엄벌 탄원’이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조언했다.

민경남 변호사(법률사무소 태희)는 “정식재판에서 탄원서를 다시 제출하고, 스토킹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가해자의 반성 부족 등을 구체적으로 부각하면 엄벌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행위가 남긴 상처와 끝나지 않은 공포를 재판부가 체감하도록 생생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법적 대응이 막막하다면 국가의 지원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